경주시, 최악 가뭄 대비 중장기 해법 전력… 시민 물 절약 생활화 실천 새로운 물관리 전략과 폭 넓은 가뭄대책으로 앞서나가는 경주시

저수지 물 채우기 ‘80작전’, 봄 가뭄 대비 농업용수 비상대책 총력

80 작전, 저수지 물채우기 현장 (1)
가뭄극복 물절약 시민 캠페인 (1)

가뭄극복 물절약 시민 캠페인 (2)
경주시가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용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저수지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향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용수 공급까지 차질이 우려되자, 최악의 가뭄 상황을 대비해 가용가능한 모든 수자원, 인력, 장비, 예산 등을 총동원하며 전방위적인 가뭄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경주지역의 지난해 누적강수량은 617mm로 평년 1,159mm로 53.3%에 불과하고, 평균 저수율은 49.8%로 평년 81.8%에 비해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전국 및 경북지역 평균 저수율인 71%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기상청은 경주지역을 저수율이 낮은 울주, 밀양과 함께 농업용수 가뭄 주의단계로 예고하고 오는 4월까지는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주요저수지의 저수율은 지역 평균인 49.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현재 덕동댐 40.1%, 보문지 38.1%, 안강 하곡지 44.4%, 서면 심곡지 32.7%, 건천 송선지 47.6%, 내남 박달지 40.1%, 천북 성지지 37.0%, 현곡 남사지 43.2% 등 주요저수지의 저수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시는 겨울가뭄 지속에 따라 자연적인 저수율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올초부터 예비비를 긴급 투입하여 가용 수자원을 활용한 저수지 물채우기, 담수능력 향상을 위한 준설, 보조시설 확충 및 취수원 개발 등 용수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가뭄은 풍수해와 달리 사전대책이 있으면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재해”라며, “반복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만,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 시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저수지 물 채우기 ‘80작전’, 봄 가뭄 대비 농업용수 비상대책 총력

경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겨울가뭄이 계속되자 영농철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저수지 물채우기 사업인 일명 ‘80작전’에 돌입했다. ‘80작전’은 경주지역 441개소 저수지 중 1만톤 규모 이상 48개소를 대상으로 오는 4월까지 저수율을 80%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수장, 암반관정 등 보조수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하천수 다단양수, 송수관로 연장 등 가용 가능한 수자원과 인력, 장비 및 예산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재 외동 토상지, 연지, 순지와 산내 거산지 등 4개소는 이미 물 가두기를 마쳤다. 이와 함께 유효저수량 확보를 위한 저수지 준설을 병행한다. 황남 상염불지를 비롯한 11개소는 사전 준설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저수지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원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편 ‘80작전’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대규모 저수지 준설과 용수공급이 어려운 상습가뭄지역의 보조수원 개발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 경주시의 가뭄대책에 주목하고 있는 중앙부처와 경상북도에 지역 가뭄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보조수원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 확보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도 경주시의 가뭄대책에 발맞춰 남사지, 심곡지, 내태지, 성지지, 품산지, 석계지 등 대형저수지 보조수원을 풀가동하며 담수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가장 넓은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문 저수지는 경주시 맑은물사업본부에서 방류되는 하천수 일 5만㎡을 펌핑할 계획으로 시설 확장과 관계기관 협의 및 예산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다목적용수 저류시설 추진으로 상습적인 가뭄 장기해법 모색

경주시는 물 관리를 위해 2개의 댐과 348개의 하천, 441개의 저수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년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며 가뭄 극복을 위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가뭄이 매년 반복되면서 변화된 기후에 따른 항구적 가뭄대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시는 기후변화의 갈등 요인을 극복하면서 상습적인 가뭄의 장기적 해법으로 ‘다목적용수 저류시설’ 설치라는 새로운 수원확보 방안을 추진한다.

다목적용수 저류시설은 우수기 풍부한 하천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낭비되는 현실에서 착안해 입지확보가 용이한 하천 상류 하저지역이나 둔치 등에 대규모 저류시설을 설치해 하천 여유수를 저장하는 시설이다. 대도시의 도심 저류시설이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불어난 물을 임시로 저장해 하천범람과 역류를 방지하는 치수 중심의 시설이라면, 다목적용수 저류시설은 비상 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려한 효율적인 물 관리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양식 시장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의 고위급 회담인 ‘워터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직접 하천 여유수의 효율적 물 관리 방안에 대한 실행 계획을 발표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연구 검토를 통해 지역 실정에 적합한 규모의 개발방식을 유도하는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시는 대용량 저류시설 설치를 위해 수자원 계통 전문과와 함께 사업추진의 실효성에 관한 논의를 해왔으며, 지난 1월부터 타당성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최 시장은 “기존 물 관리의 핵심은 치수(治水) 즉 홍수관리에 있었지만, 가뭄 대책은 정반대의 접근을 필요로 한다. 강수 상황에서 물을 보관했다가 비상시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다단양수와 보조수원 개발 등 단기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변화된 현실에 맞는 가뭄에 강한 신품종 개발, 대체작물 재배 유도 등 폭 넓은 의미의 가뭄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 제한급수 임박, 덕동댐 준설․노후관로 교체로 담수능력 및 유수율 제고

장기가뭄 해법 모색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당장 가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2∼4월 기상 전망에서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봄 가뭄이 지속되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심각하지만, 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용수 부족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경주시의 식수를 책임지고 있는 지역 주요 식수원인 덕동댐과 감포댐 저수율이 각각 40.1%와 21.7%로 제한급수를 고려해야할 정도로 절박한 실정이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보문 보조취수장을 선제적으로 가동해 일 1만7천톤의 형산강 하천수를 취수하고, 한국수자원공사의 광역상수원 1만6천톤을 추가로 사용하는 한편, 탑동정수장과 감포정수장 보조취수장 정비를 통해 일 취수능력을 높이고, 덕동댐과 불국통관 정밀점검 용역을 통해 불국정수장 취수능력을 높이는 등 생활용수 공급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생활용수의 안정적 공급 대책을 위해 사업비 40억원을 투입해 덕동댐 내 토사 80만㎡을 준설한다. 덕동댐은 1975년 IBRD차관으로 건설된 용수 전용댐으로 총저수량은 3,270만㎥, 유효 저수량은 2,790만㎥으로 연간 3,132만㎥의 생활용수를 구 시가지와 불국동, 외동읍 등 10만여명의 시민에게 공급하고 있어 장기적 가뭄 대책으로 담수능력 확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상수원에서 공급되는 원수의 절반 가까이 사라지는 노후상수도관 교체를 통해 유수율을 제고한다. 1998년 이후 289억을 투입해 노후관 105km를 교체했으나, 유수율은 54.2%에 머물고 있다. 시는 올해 75억원을 비롯해 연차적으로 79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년 이상 노후관로의 80%에 해당하는 437km를 개량하고 블록시스템 총 84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유수율 80%로 누수로 인한 수돗물을 매년 1천2백만톤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물 부족 홍보 및 절약 생활화, 돈 쓰듯 물 아껴써야 하는 시대

전문가들은 가뭄 예방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보유한 물을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 보유 상황을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를 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농업용수 확보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생활용수는 시민들의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많은 양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지역의 수돗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13만2천㎥로 시민 모두가 하루 10% 물절약에 동참하면, 2년이면 1천만톤 보문호 하나를 채울 수 있다. 각 가정에서 물을 사용할 때마다 무조건 수도꼭지를 돌릴 것이 아니라 물의 소비행태를 한번쯤 되돌아보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물의 낭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이에, 시는 향후 단계별 비상상황에 대비한 급수대책 추진상황을 비롯해 욕실, 세탁기, 주방 등 일상생활 속에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가뭄 극복을 위한 물 절약 실천요령’ 절수캠페인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등 물 절약 운동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물절약 실천요령으로는 양치할 때 컵을 사용하면 4.8L, 샤워시간 1분을 줄이면 12L, 비누칠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고 손을 씻으면 6L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주방에서는 설거지 할 때 물을 받아서 하면 74L의 물을 절약 할 수 있고, 특히 빨래를 한번에 모아서 하면 20~30%물을 절약할 수 있다.

최양식 시장은 “가뭄 대책이라는 것은 결국 급수량을 늘리거나 물 사용량을 줄이는 데 있다. 유례없는 가뭄 상황에서도 시민 여러분에게 차질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물절약 생활화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kitv/김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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